윤웅걸 전주지검장의 검찰개혁 반대에 부쳐
윤웅걸 전주지검장의 검찰개혁 반대에 부쳐
  • 최자영(전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승인 2019.06.11 10: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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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도 형사기소권을 가진 프랑스의 직접민주정치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 전주지검장이 10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검찰개혁론2’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는 문무일 검찰총장, 송인택 울산지검장에 이어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검찰측 입장의 발로이다윤 지검장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중국 공안 제도와 유사하며, 이번 수사권 조정이 검찰 개혁이 아닌 검찰 무력화와 장악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구 선진국 제도를 제쳐놓고, 굳이 다른 길을 걸어온 중국의 제도를 그대로 베껴 도입함으로써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잘못이다”, “개혁을 명분으로 검찰을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사법제도 개혁은 다른 나라의 사법제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하는데, “외국의 선진제도를 살피지 않는 것은 눈과 귀를 가리고 개혁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윤웅걸 전주지검장
윤웅걸 전주지검장

 

외국의 선진제도를 두루 살피지 않은 윤지검장의 주장

그런데 윤지검장은 외국의 선진제도를 살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검경 수사권 조정건에만 한정하고 있다. 일제식민지와 독재의 잔재로서 한국 검찰이 전횡하고 있는 기소독점권이 외국의 선진제도에는 보기 어렵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윤지검장이 말하는 그 선진 외국의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특히 프랑스에서는 개인도 형사에서 기소권을 갖는다. 기소 여부를 검찰만이 궁극적, 최종적, 결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검찰조직 자체를 비민주적, 독선적 관료조직으로 전락하게 했고, 아래로 힘없는 민초를 짓밟고 위로는 정권에 아부하는 도구로 타락하게 한 사실에 대해 윤지검장은 일말의 반성이 없다.

윤지검장은 프랑스는 수차례에 걸친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검사의 경찰에 대한 지휘와 통제를 거듭 강화하고 있다고 하고, 서구 선진국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지 않는 건 기소 여부 판단을 기소권자가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기소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윤지검장은 지적하지 않은 사실은 치명적인 의미를 갖는다. 윤지검장이 예를 드는 그 선진국 프랑스에서는, 검사가 기소권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도 형사(刑事) 기소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로 한국 검찰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실이다. 개인에게 형사기소권이 인정되는 프랑스에서는 미개한 한국같이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전횡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윤지검장은 독일 형사소송법에는 검사의 수사지휘권과 검사 지시에 대한 경찰의 복종 의무가 명시되어 있고”, 일본은 현재 검사의 수사권, 수사지휘권, 검사 지시에 대한 경찰의 복종 의무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독일과 일본에서는 검사와 경찰만이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공권력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사립탐정이 제도화되어 있다.

일본은 이미 12년 전, 2007년에 사립탐정법을 통과시켜서, 사립탐정 천국이 되어 있다. 통계에 따르면, 개인 사립탐정 개업자 수가 개인 변호사 개업자수를 상회한다고 한다. 이 중 85%정도가 사적 금전 문제, 치정 관계. 미아 찾기 등에 종사하고, 나머지는 공권력의 비리나 검찰 경찰 등 수사 인력의 부족을 보충하는 데 선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 윤지검장은 중국의 국가감찰위원회는 한국에서 추진하는 공수처와 닮았다고 규정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부패 척결을 명목으로 효율적으로 정적을 제거하는 등 통치권자인 주석의 권력 공고화와 장기집권에 기여하고 있다는 언론의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윤지검장의 주장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체제와 권력구조를 완전히 동일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때 윤지검장이 말하는 권력은 아마도 입법이 국회나 사법부 보다는 오히려 행정부 권력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중국의 통치권자인 주석의 권력 운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한국의 국가기관은 국가 권력 기구 간의 견제를 원칙으로 한다. 어떤 기구도 전횡을 해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다. 한국의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교체되고, 또 국회는 방만하여 민생을 팽개치고 제 할 일을 잘 하지 않아서 국개소리를 듣는 지경에 이르도록 권력에 일관성이 없는 형편에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한국의 행정 권력이 주석이 군림하는 중국의 행정권과 같을 수가 있으며, 공수처가 어떻게 이른바 중국의 주석이 좌우하는 국가감찰위원회의 위상과 같을 수가 있나?

 

기소독점권에 희생당하는 민초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검찰

윤지검장은 지금까지 검찰이 중립적이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정치적 중립 문제를 검사 개개인의 양심과 용기에만 맡길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지검장은 "검찰개혁은 정치적 중립 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면서, 공수처 설치에는 반대한다. 그 이유는 현재 검찰개혁안과 같이 권력의 영향력은 그대로 두고 검찰권만 약화시킬 경우 검찰의 정치 예속화는 가중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말은 결국 공수처 같은 것은 설치하지 말고, 검찰조직을 지금 그대로 가만 두라는 뜻이다. 한편, 검찰의 이른바 정치적 중립을 강화하는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윤지검장이 검찰조직 편에서 걱정하는 것은 단선적이다. 그는 오직 정치 권력의 압력에 의한 검찰중립의 훼손을 걱정할 뿐, 그 반대편에서 검찰의 권위적 관료주의에 의해 피해를 보는 수많은 민초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 검찰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검사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검찰을 통치수단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윤지검장의 지적도 이 같은 맥락에 있다. 검찰에 대한 권력의 통제를 제거하는 데만 초점이 가있을 뿐, 관료주의적 검찰조직 자체가 민초들에게 끼치는 폐해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조직은 위로 권력의 시녀가 되었을 뿐 아니라, 아래로는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찰 조직 자체가 힘없는 민초들 위에 막강한 권력으로 군림해왔다. 문제는 검찰조직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대한민국 공권력의 비민주적 권력구조에 있다. 윤지검장은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해서라도 검사들이 과도하게 직접수사권을 행사하는 관행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그 검사들의 기소독점권, 부패하고 부실하고 부당한 검찰의 수사로 인한 전횡과 폐해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 하는 구체적 방안은 제시함이 없이, 그저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조정에 반대만 한다.

 

독선적 관료주의와 식민지 잔재 검찰의 기소독점권

한국은 국민의 경찰 검찰 등에 대한 사법 신뢰도가 OECD국가 중에서 꼴찌에서 두세 번째를 해매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그런데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검찰은 검찰조직 개혁을 위해 공수처 설치검경 수사조정권이 추친되자 비로소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그 뜻은 지금까지 검찰조직이 어떤 비리의 온상이 되어왔다 해도 현재 가지고 있는 권력을 내놓지는 못한다‘”라는 것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검찰의 목소리는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의 아성을 지키려는 아집에 다름 아니다. 윤웅걸 검사장이 검찰개혁이 검사의 사법통제 없이 경찰의 독점적 수사권 인정으로 가는 것은 사법제도의 후퇴다”(2018. 11)라고 지적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 있다.

현재 한국의 검찰조직은 어떤 다른 국가기관에도 못지않게 식민지 지배와 독재의 잔재로서의 권위주의, 관료주의를 배태하고 있다. 검경 수사조정권과 공수처설치에 대한 검찰의 반발도 그와 같은 독선과 독단에 다름 아니다.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숙제는 검경수사조정권을 통한 검찰과 경찰 상호의 권력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자를 아우르는 사법권력 전반의 독선과 관료주의를 척결하는 것이다. 윤지검장은 검경수사조정을 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절차)’에 반대하면서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하지도 않았다고 한 비판은 그대로 윤지검장 자신에게도 돌려줄 수가 있다.

윤지검장은 선진국의 검찰이 한국과 같은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전횡하는 데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예 몰랐거나 백안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지검장이 선진국의 예로 드는 프랑스에서는 권위, 관료주의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민주적 원리에 입각하여 일반 시민의 기소권까지 인정하고 있다.

- 최자영(전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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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2019-06-12 20:16:11
그러네요!!
세계유례없는 기소ㆍ수사ㆍ영장청구독점은 꼭 개혁을!!
셀프수사 셀프개혁은 무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