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 시민주권시대, 직접민주주의를 말하다
[서평]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 시민주권시대, 직접민주주의를 말하다
  • 직접민주주의 뉴스 편집부
  • 승인 2019.08.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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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에 맞서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직접 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의 정부”를 뜻하는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농축되어 있는 원칙을 실현시키는
여러 단계의 하나일 뿐이다.“

대의민주주의를 보다 완전하게 하고 좋은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의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은 과연 얼마나 민주주의 국가에 폐해를 끼치고 있을까?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에 맞서는 것일까?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 교수 및 언론 기고가로서 다양한 시민 교육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토마스 베네딕토는 레퍼렌덤과 국민발안제로 대표되는 직접 민주주의가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정치적 권리의 일부일 뿐만 아니라, 단연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보완책이라고 말한다. 

직접민주주의를 심층적으로 다룬 도서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2019년 6월, 다른백년 출판)
직접민주주의를 심층적으로 다룬 도서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2019년 6월, 다른백년 출판)

이 책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담론의 실천’을 표방하는 사단법인 다른백년에서 처음으로 출간한 단행본이다.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는 진영의 경계를 뛰어넘어 한국사회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담론을 생산하고 이를 시민사회 속에 소통하기 위한 실천에 매진하는 다른백년이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저자 토마스 베네딕토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가 채택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제도가 대의제이며 직접 민주주의는 시간과 비용 및 제도의 효율성 측면에서 현대 국가들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일반적인 편견에 동의한다. 사실상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스위스나 리히텐슈타인 같은 국가들 이외에 직접 민주주의를 국가 체제 유지의 근간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고 대체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가 역사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레퍼렌덤으로 대표되는 직접 민주주의 제도의 절차와 필요성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직접 민주주의는 더욱 확장된 민주주의의 형태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그 어떤 중재나 의회의 대리도 없이 직접적으로 입법권을 행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형태와 방식 및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즉 직접 민주주의는 장소와 체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고 다양한 도구를 통해 구체화되며, 시민들은 제안권을 행사하고 일반법이나 대의기구에서 승인한 법령 거부권에 대해 직접 투표할 권리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며 시민들에게 보다 광범위하게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책에서 언급하는 ‘레퍼렌덤(referendum)’은 일반적으로 ‘국민투표’로 알려져 있지만 책에서는 폭넓게 쓰이고 있다. 국제정치적인 논의에서나 정치학에서 레퍼렌덤이라 할 때는 항상 레퍼렌덤의 두 가지 주요 도구 (실행결정권과 투표권) 중 하나를 일컫는다. 곧 의회에서 승인된 어떤 규정이 시행에 들어가기 전에 저지하는 것과 투표에 부치는 것이다. 레퍼렌덤이라는 용어는 어원상 두 번째 정치 권한을 일컫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모든 레퍼렌덤 관련 투표를 레퍼렌덤으로 정의한다. 어떤 목적으로, 혹은 어떤 정부 차원에서 투표하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늘 모두 레퍼렌덤이라고 한다. 일상어에서 이 단어는 투표의 도구와 절차와 행위 모두를 가리킨다. 

가령 EU 통합이나 화폐통합 등이 레퍼렌덤을 거쳤고 스위스는 이라크 파병 때 국민투표에서 부결이 되면서 이것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주장한 극우파 정당이 약진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레퍼렌덤 논의가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의 수도분할 문제, 한미 FTA, 그리고 세종시 문제가 그렇다. 국민들에게 주어진 투표권과 함께 시민으로서 ‘시민적 주체’를 세울 수 있는 절차가 바로 레퍼렌덤이다. 

저자에 따르면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하여 매우 효율적인 보완책이다. 오늘날 38개 국가가 그들의 법률 체제에 엄숙하고 공정한 확정 레퍼렌덤과 국민발안제라는 도구들을 도입했다. 현대 직접 민주주의의 요람인 스위스에서는 1848년부터 2018년 3월까지 617차례의 전국적 레퍼렌덤 투표가 실시되었으며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의 레퍼렌덤 수효는 계속해서 더 늘어나고 있다. 레퍼렌덤에 참여하는 나라에서는 정치적 현안들도, 또 현안을 이끌어 그것을 투표에 부치도록 요청하기 위해 힘쓰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이 모든 것이 결국 더욱 생생하고 참여적이며 사회의 보다 넓은 층의 필요와 이익에 부합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이런 종류의 보완책이 현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활발한 찬반론을 일으켜서 결국은 시민들에게 결정권을 되찾을 권리를 돌려주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여러 행태와 가능성은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사회구조가 이탈리아와 유사한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과 울림을 준다. 단지 제도나 구조가 유사하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이 주장하고 있는 직접 민주주의의 도입이 시급하거나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비효율성이 민주주의 국가에 얼마나 큰 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어볼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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