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담4탄 - 인간만사 새옹지마라
사법농담4탄 - 인간만사 새옹지마라
  • 아리랑~
  • 승인 2019.09.30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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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담.Ⅳ-塞翁之馬

  인간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인간사 길흉화복은 돌고 돈다는 말이렷다

우리 야그의 주인공 양판

양처럼 순하거나 어질다고 양판은 아니고

누구는 양다리 걸쳐 양판이라 하고

어떤 이는 양두구육이라고도 하고

양아치라서 양판이라는 설도 있는데

요즘처럼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나는 적이 없었으니

양판의 인생을 이 말에 따라 야그해 보자

 

 제1막 선봉에 서서 달려온 양판의 출세기

젊은 날 장원급제 승승장구

폭군을 만나서 그의 뜻에 따라 판결하며 출세가도

그 인간 이상도 하더라

그냥 감옥에 넣거나 죽이거나 할 것이지

꼭 이상한 법을 만들고

판관 시켜 판결하게 하더라

1년 가까이 면회도 안 시키면서 고문하고

판결 다음날 아침에 바로 죽여버릴 걸

시체까지 빼돌려 가족 모르게 화장하는 짓을 하며

뭐하러 재판이란 건 한단 말이더냐

폭군일지언정 법치 흉내는 내고 싶었나

긴급조치라나 뭐라나

양판이라고 그게 말도 안 되는지 왜 몰랐겄나

처음엔 얼마나 성가시고 하기 싫은지

그런데 우리 주인공 양판이 누구냐

권력 냄새 하난 기가 막히게 맡는데

폭군일수록 그 명령에 잘 따르면

돌아오는 게 있다는 걸 아는 양판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앞장서서 긴급조치 사건 판결을 맡았다지

이런 걸 알아서 긴다고 하나

동기는 물론이요 선배까지 제치고 승진하였다는데......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제2막 달라진 세상에서 노심초사하는 양판

하지만 길 다음 흉이요 복 다음 화렷다

개 돼지들이 들고 일어나더니

폭군도 죽고 그 후계자도 쫓겨나더라

이전에 판관들이 한 판결을 반성한다고 하니

양판으로서야 기가 막힐 일이라

어찌 빠져나갈까 궁리를 잔뜩 하는데

외국에서도 이런 일들이 많았다더라

판관은, 그저 소인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멍청한 표정 지으면 살아남았다더라

가재는 게 편이라고

판관이 판관을 죄 줄 리가 있냐는 것이지

하지만 거기까지 갈 것도 없었다

쥐박이가 임금이 되니 다시 흐지부지

그런데 이게 웬일이냐

폭군 시절 긴급조치가 위헌이란다

다시 말해서 헌법에 위반되니 무효라는 말

재심이 무더기로 청구되고 무죄가 되고

이제 다시 그때 재판한 판관들 책임 물을 판......

 

 제3막 판관들의 왕국을 만들자

그런데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쥐박이 시절 막바지에 판관 우두머리가 된 양판

내쳐 폭군의 딸 공주가 임금이 되니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

그러나 좋아만 할 때가 아니다

폭군에 충성하듯 공주에게 충성만 하다

한번 피맛을 본 개 돼지들에게 물리기 전에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판관들 왕국을 만들어 보자

임금 바뀔 때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뜻 통하는 판관들끼리 똘똘 뭉치는 거다

그러려면 아직은 힘이 있는 공주와 거래를 해야 한다

공주가 뭘 원할까 곰곰이 생각하고

똘똘한 녀석들 모아서 의견 내보라 하니

공주를 비방하는 판관들 사찰을 하잔다

옳거니 바로 그거다 그 놈들 뭐하나 샅샅이 조사하고

삐딱한 판결하는 놈들도 한직으로 쫓아라

그것만으로는 별 반응이 없는 공주에게

재판 거래라는 것을 하기로 했것다

지 애비부터 섬나라라면 사족을 못 쓰는 공주

섬나라에 강제로 끌려간 노인네들 재판 질질 끌고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서 개별 피해자에게 배상할 필요 없다고

긴급조치는 고도의 통치행위라서 임금은 할 수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줄 알지만 그렇게 우기는 판결을 하게 했것다

공주가 흡족해 하며 웃는 모습을 보니

이제 이쪽도 상고법원 제도 등을 요구했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어 가는 것 같았는데......

 

 제4막 진짜 시련을 맞은 양판, 솟아날 구멍 찾기

이게 웬 날벼락이냐 순살이 망쳐 놓았구나

개 돼지들이 촛불 들고 육조 앞에서 난리를 치고

궁궐을 에워싸고 소리 소리 지르더니만

결국 공주를 쫓아내고 의금부 감옥에 넣었것다

끈 떨어진 박 신세가 된 양판

물러나라는 아우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판관 우두머리 자리를 끈질기게 지켜 왔는데

임기를 마치자마자 몰아치는 바람

가시나 기레기한테 양 옆에서 쪼이면서

만천하에 망신을 당하더니만

마침내 감옥에 들어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 정도면 인생만사 새옹지마가 따로 없지

기레기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새 임금이야 웬수나 다름없는 인간

하지만 잘 통하던 검새들까지 날뛰니

울화통이 터져서 살 수 없는 나날이었지

그때마다 새옹지마 새옹지마 하면서 버텼는데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지

그 동안 닦아 놓은 양판 왕국이 어디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냐

양판 측근이라 불린 판관들 영장이 족족 기각 되고

양판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해 버렸지

양판의 은혜 입은 판관들 재판을 질질 끌더니만

마침내 1심 만기 앞두고 보석으로 나왔것다......

 

 제5막 양판의 마지막 승부수

감옥 밖으로 나오니 숨통이 트인다

일단 재판에만 집중해서 무죄를 받고

아직 건재한 양판파들을 묶어세우고

판관 왕국을 차근차근 해 나가자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데

때마침 형조판서 임명을 놓고 시끌벅적하더라

다시 전화위복이 되는가 하여

날마다 운동 열심히 하며 기회를 엿보는데

검새들이 갑자기 날뛰면서

자기 상관이 될 형조판서 후보 압수수색을 하더라

양판도 이 상황에는 어리둥절할 판

이 놈들이 뭔 맘먹고 이런 짓을 하나

양판을 잡아넣은 검새 우두머리 놈

양판이 보기에는 무식하기 이를 데 없는 놈이다

돌쇠 같은 이 놈이 왜 이런 짓을 할까

아하 판관 왕국 보고 배워서 검새 왕국 만들려는구나

그렇지 형조판서 후보자가 검새 힘들 빼려고 한다는데

가만 앉아서 당하고 있을 그 놈이 아니지

옳다구나 때는 이 때다 힘 합쳐서 율사왕국 만들어 보세

과거도 안 본 놈이 형조판서를 한다니

어림도 없는 일이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양판에게도 은근히 전령이 와서

판관들은 어찌해야 하는지 묻기에

무조건 조지고 보라고 했지

영장 신청하면 보지도 말고 발부해줘라

영장이다 영장, 빤쓰 속까지 뒤지는 영장이다

푸하하 인간만사 새옹지마가 맞기는 맞구나

검새들아 조금만 더 밀어붙여라

영장은 얼마든지 백지로라도 넘겨주마......

 

 

 5막에서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으랴

그런데 인간사 끊임없이 돌고 또 도는 것을 왜 모를까

어느 화창한 가을 주말 저녁

양판은 법원 근처의 음식점에서

똘마니들과 만나 한 잔 하면서

판관왕국 검새왕국을 야그해 보려 했는데

어라 근처도 못 가서 차가 멈추는 거라

이게 뭐냐 뭔가 번쩍번쩍 하는 것이 수없이 많은데

언젠가 가위 눌리던 기시감이 드는구나

그렇지 촛불이다 촛불 양판의 모든 꿈을 사르던 촛불

오늘 이 부근에서 한다는 건 알았고

해봤자 얼마나 되랴 했는데

이건 완전히 판관왕국 검새왕국이 서기도 전에 타버릴 판이구나

양판이 놀라 자빠지고 차를 돌려서

공주가 한숨 쉬고 있다던 병원 쪽으로 달렸다는데

아주 먼 나라의 오래 된 이야기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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