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는 날
특별하지 않는 날
  • 정연탁(한의사, 시인)
  • 승인 2020.02.22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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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야. 분명. 별 의미 없음으로 인해 특별한 거야. 그저 스쳐가는 순간의 바람에 가슴이 괜히 그냥 뭉클해지듯. 너무 시시해서 더욱 돋보이듯. 너무나 평범해서 더욱 친근하듯, 그런 거야. 특별한 것이 시시해져. 아름다운 것이 추해 보여. 너무나 거대한 것이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 거야. 분명. 오후 네시에 만날 너를 세시부터 기다리는 시간이 내겐 특별해. 특별할 것도 없는 날에 슬며시 회양목이 피고, 화석이 된 줄기를 밀고 매발톱 새싹이 움트고, 마냥 메마른 가지에 슬쩍 모란 새순 볼이 발그레 지지. 그런 거야. 마냥 시시한 것들이 때로 반란을 일으켜. 내겐 이런 것이 특별해.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해. 시시해서 더욱 가슴이 뭉클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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