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주(州)마다 고유의 헌법이 있고 주 의회가 입법권을 가진다
독일은 주(州)마다 고유의 헌법이 있고 주 의회가 입법권을 가진다
  • 최자영(전 부산외국어대 교수)
  • 승인 2020.04.20 11: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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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국민발안제가 필요한 이유

고유의 헌법을 가진 독일의 주()와 비교되는 한국의 지방자치제도

 

핀란드 국민발안제
핀란드 국민발안제

 

독일은 지방인 각 주()의 주()의회와 주()정부의 장이 입법권을 가지고 있다. 각 지역마다 주()헌법이 따로 있고, 그 주() 헌법 아래에 주법률 및 자치법규가 제정된다.

독일에서는 중앙의 연방의회에서 입법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주요 입법은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거나 통일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어 적용되지만, 각 주에서 고유한 입법권을 가지고 독자적인 헌법체계를 가지고 있다. 중앙정부에 속하는 연방은 연방헌법인 기본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입법권을 행사하고, 그 이외의 사항은 전부 주의 권한에 속하도록 하고 있다.

연방의회의 입법권에는 전속적 입법사항과 경합적 입법사항이 있다. 전속적 입법사항에 대하여는 연방법률이 명시적으로 권한을 위임한 경우에 그 위임의 범위 내에서 주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경합적 입법사항에 대하여는 연방이 입법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에 주가 기본법으로 연방에 부여한 부분 외 영역에 대하여 입법권을 갖는다.

이것은 배타적이고 유일한 입법기관으로 중앙의 국회가 입법권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의 의회와는 반대가 된다. 한국의 지방은 말로만 자치일 뿐, 중앙의 입법권에 종속되어 있다.

각 지방에서 고유의 헌법을 가지고 있는 독일에서는 중앙 연방정부의 의회를 견제하기 위한 국민발안 제도를 둘 필요가 없다. 입법이 획일적으로 중앙에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견제할 것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분권이 잘 되어 있는 직접민주정치의 나라 스위스에서는 중앙의 의회에서 통과된 안은 다시 국민투표를 거쳐서 그 가부를 결정한다. 그래서 구태여 국민발안제도를 두지 않아도 의회가 입법권을 가지고 전횡하는 일은 없게 된다.

또 주지하다시피 불문법의 나라인 영국은 성문헌법 자체가 없고 판례를 통해 수시로 법을 해석하고 발견해가는 것이므로 의회가 입법권을 독점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국민발안권이라는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의회도 국민도 입법안의 발안을 통해서 법률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입법의 권력을 중앙 의회가 독점한 상황에서 그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한 것이다. 그래도 유신독재 이전에는 '국민발안권'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었으나,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이 없애버린 것이다. 그런 것을 명색이 민주헌법이라고 하는 1987년 헌법도, 또 지금의 국회도 그 국민발안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발안제는 빼고 국민소환제만 떠드는 이유

이번 4.15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를 얻어서 나름 개혁의 물꼬를 트는가 하는 기대가 부폴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마당에도 국민소환만 이야기될 뿐, 국민발안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여당이나 야당 가릴 것 없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된다. 여론몰이로 '국민발안제'가 아니라 '국민소환제'로 관심을 돌리려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국민발안제가 있는 나라가 별로 없더라"는 말이 돌아다닌다. 그런 나라들은 획일적인 국민발안제가 필요 없는 나라들이다. 독일처럼 각 지방인 주()마다 고유의 헌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분권적인 나라에서 획일적인 국민발안제가 필요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중앙집권적인 국가도 없고, 한국처럼 그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싫어하는 나라도 없다. 한국 권력 집중의 역사는 멀리는 일제식민지 지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가까이는 독재체제가 있었다. 그 병폐적 집권의 권력과 위정자들의 전횡을 견제하지 못하여 국회, 검찰, 법원 등 각 공권력의 적폐로 인한 구린내가 진동을 해도 위정자나 국민 양측 모두 무관심하다. 그래서 적폐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적폐는 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라 권력구조적으로 발생한다. “'국민발안제'를 실시하는 나라가 몇 안 되더라고 하는 것은 국민발안제도를 만들어서 국민들의 입을 열어주기 싫어서 하는 말이다.

다른 나라에서 지방분권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구태여 국민발안제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홑이불로 감추고, 겉껍데기만 핥고 있다. 독일은 각 지방 주() 마다 고유의 헌법을 가지고 있고, 중앙의 연방의회는 헌법이 위임한 사항에 대해서만 입법권을 가질 뿐이라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겠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이 잘못하기를 기다려서 벌을 준다는 뜻이다. 그 잘못하기를 기다렸다가 벌을 줄 때까지 국민이 당하게 될 질곡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국민소환제는 중앙의 국회가 입법권을 전횡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고, 주권자 국민은 들러리 서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므로 여전히 봉건적이다.

국민발안권은 보충적 장치로서 반드시 국민에게 돌려져야 한다. 보충적이라 함은 국회가 태만할 때 언제나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발동할 수 있는 제도라는 뜻이다. 그 보충성을 통하여 국회가 국민의 눈치를 보도록 해야 하겠다. 재선 때까지 5년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국민이 수시로 국회를 견제해야 하는 것이다.

 

전에 없던 'O사모' 쇄도에 정책의 전망이 묻혀

4.15 총선에 당선된 인사들을 위한 'O사모(O을 사랑하는 모임)'가 한창 만들어지고 있다. 해당 인물이 과거에 얼마나 어렵게 살았고 또 기특한 행적을 했는가에 초점을 두고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거기에 앞으로의 정책에 대한 전망이 가려진다는 점이다. 검찰과 한판 붙고 있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그러하다. 의원 하나하나가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회의원의 직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 같다.

쌓여온 한국의 적폐는 어렵게 고난을 헤쳐 살아나온 개인의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서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전략적으로 필사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 인물에 집중하는 'O사모' 인기몰이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의원직은 개인의 영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인기몰이가 전면에 뜨면 정책이 묻혀버리는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O사모'에 취하기보다 의원 당선인은 각기 적폐 하나씩을 붙들고 해결하겠다고 정견 발표회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국회로 갈 사람의 영광과 여전히 적폐에 시달리는 서민의 질곡이 따로 노는 것만 같다.

여기에 국회를 넘어서 주권자 국민의 위상을 정립할 때가 되었다. '국민발안제'와 함께 국회가 깔고 뭉개어 폐기해왔던 민생법안을 국민이 스스로 통과시킬 수 있도록 '국민투표제'도 아울러 마련해야 한다. 잘못하는 국회의원 등 위정자를 벌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뿐 아니라 국민발안제’, ‘국민투표제는 함께 이루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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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주 2020-04-20 18: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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