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두려운 생태 거래(그린뉴딜)
[기고문] 두려운 생태 거래(그린뉴딜)
  • 강주영(전주동학혁명기념관 운영위원)
  • 승인 2020.09.05 2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고하신 김종철 선생은 "공존공영(共存共榮)에서 공빈공락(共貧共樂)"을 말했다. 이 예언자다운 말은 뼈 빠지게 일해서 자식들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내 출세(?)시키는 것이 상식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상주의적이다 못해 엉뚱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근대 자본 문명의 근본을 짚고 삶을 전환해야만 이 파국을 피한다는 점에서는 가장 현실적이다.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차라리 "불편하지만 가난을 견뎌낼 만한 동생동락의 공동체"(김종철)를 만드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겠는가?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  저자 이영산 사진, 몽골 초원, 초원에서 똥은 거름이지만 건물에다 모아 놓으면 오물이다. 돈과 부가 너무 모여 인류 문명의 오물이 되었다.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 저자 이영산 사진, 몽골 초원, 초원에서 똥은 거름이지만 건물에다 모아 놓으면 오물이다. 돈과 부가 너무 모여 인류 문명의 오물이 되었다.

 

만 권의 책을 읽은들 무엇 하겠는가? 한 줄기 깨달음이 없다면 모두가 똥이다. 사실 똥도 잘 익히면 거름이 되는 것을 시골에서 지겹게(?) 봤다. 몽골 문명 전문가 이영산이 쓴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에서 비아는 울란바트로 학교의 재래식 똥통을 보고 질겁한다. 초원에서 말똥이나 사람 똥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땔감이나 거름이 된다. 똥은 모아 놓으면 오물이고 흩뜨리면 거름이 된다. 자본과 부 모든 이와 '지구공유지'에 고루 두루 흩어지면 거름이 되지만 모으면 똥이다. 거름도 적당해야지 많으면 뿌리가 썩는다. 부와 탐욕이 너무 많아 지구와 문명이 썩고 있다.

농사꾼이라면 설령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글 문맹이라 할지라도 아는 쉬운 이치를 세계의 지성들만이 모른다. 문맹이 따로 있는가? 그들이 '생태문맹자'들이다. 생태를 관리하겠다는 발상이야말로 생태문맹자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비대면 경제'라는 희한한 말들이 생겨난다. 지금의 도시문명을 그대로 두고, 즉 가진 것들을 지키는 상태에서 '생태거래'(탄소거래처럼 그린뉴딜을 번역해보았다.)를 한다는 생각이야말로 반생태적이다. 거래라 함은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게 합리적 이성인 근대관에 딱 맞는 발상이다.

 

2020.9.1일 발표 2021년 예산안 중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쪽, 코로나19는 자연으로의 귀환이 아니라 디지털재난자본주의의 첨병이 되었다. (온통 영어여서 미국인지 한국인지 알 수가 없다.)
2020.9.1일 발표 2021년 예산안 중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쪽, 코로나19는 자연으로의 귀환이 아니라 디지털재난자본주의의 첨병이 되었다. (온통 영어여서 미국인지 한국인지 알 수가 없다.)

 

코로나19’는 생태로의 귀환이 아니라 디지털자본주의의 첨병이 되고 있다.

지금은 사람들이 지구를 너무 우려먹었으니 지구에 손해를 봐야 할 때이다. 지구와 일하는 사람들의 산물로 부를 소수의 손에 모으는(집중집적) 도둑질을 감추려니 화장이 필요하다.

온갖 이론이 학문이라는 그럴듯한 분칠로 혹세무민한다. 부의 떡고물은 민중에게 아편이 되어 민중들은 대안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떤 때는 이런 민중들에게 희망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쓸쓸해진다. 지구적 교역과 분업 대신에 인간적 규모의 근거리 생산과 교역으로 힘(에너지)을 적게 쓰는 문명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먼거리 교역을 쉽게 하는 디지털 비대면 경제를 한다고 한다. 자동차를 적게 쓰는 자치자급의 단위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수소차, 전기차 등을 사라고 세금을 보조하면서까지 선동하고 있다. 작은 마을학교가 답인데 원격 온라인 교육에 돈을 쓴다.

건물을 숨도 못 쉬게 꽁꽁 막고는 에너지 제로 주택같은 사기 주택에 홀려서 건물주만 혜택 받는 친환경 건물 꾸미기(리모델링)를 한다. 아파트나 고층 건물의 각 층마다 한 세대 정도를 바람 통로(남은 크게 북은 작게 그러면 기압차에 의해 바람이 생긴다)로 하고 거기에 바람 대롱(에어호스쿨링)을 하면 자연풍이 각 세대와 공간에 공급이 된다. 그럴 리가 없다. 한 세대라도 더 팔아야 하고 더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

 

금수강산 지킴이 박창현 찍은 제주도 오름의 풍경, 사람과 자연이 공생공락하는 생태 귀환은 정녕 꿈인가?
금수강산 지킴이 박창현 찍은 제주도 오름의 풍경, 사람과 자연이 공생공락하는 생태 귀환은 정녕 꿈인가?

 

학교나 아파트를 지을 때 지하 공간에 석빙고 같은 얼음 보관 자연 시설을 하면 냉기가 여름에도 공급된다. 이런 자연기술은 돈이 되지 않으니까 안 한다. 몰라서 그렇기도 하다. 자연 지혜를 배운 적이 없다. 가르칠 선생도 없고 연구자도 없다. 성장 지표가 올라가지 않으니 할 리도 없다. 그래서 고작 하는 일이 대통령까지 와서 '새만금해상발전단지'같은 신재생에너지재벌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자랑스럽게 생태거래라고 외친다. 왕무식도 이런 왕무식이 없다.

2021년 기획재정부 예산안이 이렇다.(미국인지 한국인지 핵심 단어는 거의 영어다. 통탄할 일이다.) 우리가 착실하게 너무 착실하게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에 협조만 하고 있어 그런지 몰라도, 정치는 이 때다 하고 디지털자본주의를 앞당기고 있다. ‘코로나19’는 생태로의 귀환이 아니라 디지털자본주의의 첨병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른바 진보 정당은 장석준의 표현대로 지나간 향수의 손수건을 흔들고 있다. 자본과 정치에 대들지는 않고 마스크만 잘 쓰고 있는 우리는 그 대가로 더 참혹한 시기를 맞이할 지도 모른다. 나는 그게 두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