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시선]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모든 시민에게 생태수당을
[편집인의 시선]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모든 시민에게 생태수당을
  • 직접민주주의 뉴스
  • 승인 2020.11.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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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주도의 생태수당 조례제정운동을 제안한다

공룡이 전성기를 누렸던 시대를 쥬라기라 하는 것처럼, 지금 시대를 인류세라고 명명하자는 움직임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류가 탄생해 문명을 일군 지는 지구 역사 45억 역사 중에 1만년에 불과해 지구 역사에서 0.000002%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생물종을 멸종시키고, 지구생태계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이미 폭염, 폭우 등의 이상기후는 본격화되었고, 올해 코르나와 마스크와 함께 1년을 보낸 것도 기후변화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전문가들 중에는 21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파국적인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것은 이제 대중들도 느끼고 있지만, 변화를 위한 행동은 더디고 느리다. 위기는 천천히 모두에게 오지만, 변화는 통절한 각성과 내 몸의 불편을 통해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편리함과 안락함을 보장하는 화석문명의 대가를 포기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스웨덴의 명민한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기성세대의 편리와 안락을 위한 대가로 발생한 모든 오염과 쓰레기를 후배 세대들이 감당하도록 하고 있으며, 여전히 기성세대는 잘못을 성찰하거나 행동을 교정하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애당초 개개인들에 성찰과 행동의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한 일인지 모른다. 처음부터 인간이 인간종에게 붙인 만물의 영장이라는 호칭은 과도하고, 오만한 표현으로 보인다. 왜냐면 인간은 그리 선하지도, 명민하지도, 책임 있는 존재도 아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금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고, 시위를 하며 기성세대의 각성과 반성과 촉구해 올해 노벨상 후로로 올랐다.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금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고, 시위를 하며 기성세대의 각성과 반성을 촉구해 올해 노벨상 후보로 올랐다(사진=구글이미지)

그나마 인류에게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함께 규칙을 만들고, 이행하는 이에게는 보상을, 어기는 자에게는 벌칙을 주는 정치와 제도의 역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다른 생물들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를 구성하고, 사회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도덕적 호소와 교육 또한 필요하지만, 사회 유지를 위한 효율적인 방법은 함께 규칙을 만들고 지키도록 하는 것이 가성비가 높다.

툰베리의 호소는 환경운동이 10대들의 운동이 되는데 디딤돌 역활을 했고, 세계 도처에서 10대들은 호소와 시위를 했다.
툰베리의 호소는 환경운동이 10대들의 운동이 되는데 디딤돌 역할을 했고, 세계 도처에서 10대들은 호소와 시위를 했다. (사진=MBC이미지)

올해 우리 사회가 보유한 자동차는 모두 2300만 대를 넘어서 2.1인 당 1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에 1명꼴로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며, 4인 가구에는 보통 2대가 있다는 통계치다. 수도권의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은 자동차가 절반이며, 나머지 산업현장과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스스로 편리함의 상징인 자동차를 줄이거나 버리지 않고서는 대기문제, 환경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자동차가 주는 폐해는 비단 환경 문제 뿐만 아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아이, 어른을 가리지 않고 연간 4천 명이 사망하며, 32만 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온 국가가 난리법석을 벌이고 있지만, 사망자는 노약자를 중심으로 500명 남짓한 것을 보면 교통사고의 피해가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 살고 있는 인구의 절반이 미세먼지로 인해 직접적인 건강 피해를 증언하는 것을 보면 교통사고 또한 약과라고 볼 수 있다. (2017, 환경운동연합 발표)

우리 사회를 비롯한 자본주의 시장국가들은 이런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해 너무나 관대하다. 자동차야 말로 자신의 편리와 안락을 위해 피해는 사회와 타인에게 안기는 대표적인 흉물과 흉기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의 크기를 사회적 성공과 동일시한다. 인류가 금세기 내에 종말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자본주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차에 대한 사회적 실험을 먼저 진행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보편적으로 ‘생태수당’을 지급하자. 자동차 보유는 명명백백하니 자격을 두고 혼란이 일어날 이유가 없다. 2명에 1명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으니 사회경제적 약자, 미래세대들 대부분이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사회경제적 약자와 미래세대들은 환경 오염의 책임은 별로 없으면서 피해는 가장 먼저, 가장 아프게 받으니 오염에 따른 사회수당을 당연히 받을 자격이 있다. 또한 가구구성원 중에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수당의 절반을 감액하고,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50%를 더해 줘도 좋을 것 같다.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대중교통으로 다니거나 자전거, 도보를 이용할 것이기에 그 자체로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려니와 국민건강의 증진에도 도움을 줘 국민의료비도 추가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 생태수당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월 5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하루 대중교통비 2500원에 20일을 학교나 직장에 나간다고 하면 정확히 5만원이다.

이 생태수당의 도입은 의지가 있는 지방정부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역의 주민들이 이 생태수당을 도입할 것인지 다양한 토론회와 모임을 열고, 다수가 동의한다면 지자체의 조례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특히 학교에서 토론이 중요하다. 유치원생이나 대학생까지. 그들은 대부분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있을 것이기에 생태수당을 받을 수 있는 적격자이다. 생태수당 도입을 학교에서 토론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지구가 얼마나 위기에 처했는지, 미래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어떤 곳인지 그들이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다. 기성세대들은 이야기의 장만 마련해주고 결정은 그들이 하도록 하고, 지방정부에서 하겠다고 하면 중앙정부는 절반 이상의 재원으로 적극 도와야 한다.

순천매산여고 학생의 환경포스터 작품
순천매산여고 학생의 환경포스터 작품

 

지구환경문제에 토론과 발표를 하는 순천매산여고 학생들
지구환경문제에 토론과 발표를 하는 순천매산여고 학생들

지역주민들의 조례제정운동이 전국민 운동으로 승화한 사례가 있다. 2000년 중후반에 시작된 우리 나라의 ‘친환경급식 조례제정운동’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기초지방정부 226개 중에 조례가 제정이 됐거나 시도한 곳이 100여 곳이 됐으며, 2000년부터 시작된 직접민주주의의 대표제도인 ‘주민발의’의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생태위기 시대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더더욱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생태수당’의 도입을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에서 주민들이 직접 도입운동을 벌이는 것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희망을 만들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생태수당을 도입해 지원해야 한다. (사진=구글 이미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생태수당을 도입해 지원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생태위기에 앞에 더 근본적이고 절박한 위기는 없다. 하지만 생태문제는 한 없이 편리와 편안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문제, 몸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어 강력한 사회적인 처방이 없이는 한 발자국도 진척이 어렵다. 자동차는 자본주의 문화와 무척 닮아 있다. 편안과 편리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이 누리며 문제와 비용은 외부화하며, 문만 닫으면 외부와 소통과 교류가 필요없는 단절의 공간을 만들며, 사회 모두가 아닌 4인 가족만을 생각하도록 하는 이기주의의 공간이다. 이 이기주의의 공간을 ‘생태수당’을 통해 해체할 수 있다면, 이 지구가 금세기에 끝장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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