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활동가 인터뷰. 16]“깊이 보면 ‘자연스럽게’ 할 일이 생깁니다”
[주민자치활동가 인터뷰. 16]“깊이 보면 ‘자연스럽게’ 할 일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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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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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효성동 인문학독서모임 ‘청춘다방’ 김지희씨를 만나다

“효성동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경기도 양평에서 살았는데요. 제가 이사 오고 얼마 후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평 지인들이 매번 전화로 다시 양평으로 오라고, 그 공기 나쁜 곳에서 왜 사냐고.. 그때 곰곰이 생각했죠. 왜 이사를 가지 않을까? 쑥스럽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곳이 나무로 둘러싸인 숲은 아닌데 나는 사람숲에서 살고 있어요. 나도 그 부분으로 있어주고 싶어요’라고...”

인문학독서모임 <청춘다방>은 2014년 꾸려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작은 몇몇 3~40대 엄마들이었고, 남편들이 합세하더니 어느새 동네 주민들과 다른 동네 사람들까지 함께 하는 뿌리깊은 나무가 되었습니다. 

인문학 열풍이라는 요즘 많은 독서모임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청춘다방>은 계속 확장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지희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첫번째는 느슨한 결속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규칙이 없습니다. 약속시간을 지키고 읽기로 한 책은 꼭 읽는 정도가 규칙이지요. 부담감이 없는거죠. 6개월 쉬었다가 나오는 분들도 있어요. 또 하나는 리더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참가자들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자기 포지션을 스스로 찾는 것 같아요. 자신들이 잘 하는 일로 기여하는 거죠. 누구는 사람을 챙기고, 누구는 책을 꼬박꼬박 다 읽고 정리를 하고, 누구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처럼요. 물론 코어멤버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습니다. 항상 자리를 지킬 뿐입니다.”

이렇게 책을 중심으로 모인 <청춘다방>은 책과 사색을 공유하면서 어느새 삶을 공유하고 행동을 공하는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저부터 솔직히 말하면 사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세월호 참사를 아파하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서 살 줄은 몰랐죠. 지역 문제에 이렇게 나서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어느새 자신의 생각의 폭이 확장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모두의 삶을 생각하게 되고 행동까지 공유하게 되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렇게 <청춘다방>에서 생각을 공유한 사람들은 지역 내 아동학대를 외면하지 못했고, 교사의 폭언과 폭행을 시정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만 펼쳐지던 아이들의 장기를 마을과 공유할 수 있게 공간을 열었습니다. 어느새 이들의 공간은 피아노 연주장, 캘리그라피 전시장이 되었고 마을 주민들의 연말 파티 공간이 되었습니다. 

마을 행사를 기획하는 관이 먼저 손을 내밀 정도로 효성동에서 두터운 신뢰를 갖게 된 <청춘다방>과 그들의 공간 <바오밥>. 

김지희씨가 말하는 <청춘다방>의 키워드는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그럼 ‘자연스러움’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김지희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면 할 일이 보입니다.”

소박하지만 뿌리깊은 효성동의 바오밥나무, <청춘다방>을 만나보겠습니다. (진행: 박준영 기자, 인터뷰 촬영: 김성호 직접민주주의뉴스 이사장)

사진을 누르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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