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모슬포 검은고무신
제주 모슬포 검은고무신
  • 고석배
  • 승인 2021.01.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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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검속 구금 장소는 협소했다.

" 넓은 장소로 간다"고 유인하여 희생자들은 소지품을 모두 트럭에 실었다.

1950820일 새벽. 트럭에 실려가며 고향마을을 벗어나 송악산 뒤

섯알오름을 향했을 때, 그제서야 자신들의 죽음을 예감했었는지 신었던

검은고무신들을 가는 길에 버려 가족들에게 알리려 했었다.

 

섯알오름의 웅덩이엔 1년 365일 내내 조기가 걸려있다
섯알오름의 웅덩이엔 1년 365일 내내 조기가 걸려있다

 

길 위에 검은 고무신들을 따라 유족들이 달려왔을 때는 이곳에서 담요,

배게, 옷가지, 허리띠 등 희생자들의 소지품들이 모두 불에 타고 있었다.

그날은 음력 칠월칠석이었다.

4.3항쟁 이후 1,000여 명의 제주 양민이 빨갱이 예비검속이라며 또

학살되었다. 학살 뒤 현장은 접근 금지 되었고 매년 칠월칠석이면 시신도

못찾은 가족들이 이곳에 찾아와 통곡의 눈물을 흘렸다.

 

제주 모슬포 올레길에 누운 검은고무신
제주 모슬포 올레길에 누운 검은고무신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엔 주민들이 만든 추모비까지 깨부셨다. 박정희의 딸은 대통령이

되었고 조만간 사면이 된다 한다.

송악산 너머 모슬포 가는 올레길에 아직도 검은고무신이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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