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주민자치기본법 제정에 앞장 선 김영배 국회의원
[특별 인터뷰] 주민자치기본법 제정에 앞장 선 김영배 국회의원
  • 직접민주주의 뉴스
  • 승인 2021.02.07 2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주민자치의 좋은 모델이 만들어지면 사회적 확산은 쉽게 이뤄질 것 -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주민자치회 근거 규정을 삭제해 주민자치를 염원하는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다. 시민사회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을 하는 한편, 3·1서울민회, 제주민회, 강북민회, 도봉민회(), 직접민주주의남양주민회가 공동으로 주민자치회 근거 규정을 원상 복원하고, 주민자치기본법을 제정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회에서는 마을민주주의, 풀뿌리민주주의 실현에 관심이 많은 김영배 의원이 주민자치회 근거를 원상 복구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주민자치기본법안을 국회에서 대표 발의했다. ‘'직접민주주주의뉴스'는 대표 발의한 김영배 의원을 만나 이 법안의 기본 취지와 발의 배경,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임진철 기획위원(직접민주주의 마을공화국 전국민회 주비위원장), 정해랑 공동대표(3·1서울민회부의장)가 진행했고, 정해랑 공동대표가 정리했다.

김영배의원(왼쪽), 임진철(직접민주주의 마을공화국 전국민회 주비위원장), 정해랑 (3·1서울민회부의장) - 왼쪽부터 시계 방향
김영배의원(왼쪽), 임진철(직접민주주의 마을공화국 전국민회 주비위원장), 정해랑 (3·1서울민회부의장) - 왼쪽부터 시계 방향

◈ 정해랑 공동발행인(이하 정해랑)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영배 의원님은 성북구청장 시절부터 주민자치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셔서, 의원이 되셨다는 소식에 뭔가 하실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주민자치 기본 법안을 발의하셔서 생각보다 빨리 주민자치에 선물을 주셨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번 법안 발의를 중심으로 주민자치에 대한 의원님의 소신과 견해를 듣도록 하겠습니다먼저 주민자치 기본법을 발의하게 된 배경과 법안의 특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김영배 국회의원(이하 김영배) : 우리나라의 지방자치60년에 잠깐 있었습니다만 군사쿠데타로 좌절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7년의 6월 항쟁과 김대중 대통령 등 민주주의자들의 노력이 있은 이후부터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독재정부를 거치고 일제의 유산이 있었기 때문에 지방자치는 정치적 영향력이 강하고, 중요하였고, 그래서 기관자치형 지방자치로 우선 시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기관자치형 지방자치가 관권이 선거에 개입하는 등의 후진국형 권위주의를 극복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뜻있는 자치단체장이나 자치의회 의원들의 노력으로 조례를 먼저 실시하여 정부의 법체계 변경에 영향을 주었다는 긍정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자치라고 하는 지방자치의 한 영역에서 미흡한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9876월 항쟁과 몇 차례의 촛불항쟁 특히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주민자치를 할 수 있는 시민역량은 충분히 축적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장할 수 있는 법, 제도가 미비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구요. 작년 12월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었는데 기관자치와 관련해서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주민자치에 대한 법,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성북구청장을 하면서 우리 시민들이 주민자치를 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에 주민자치기본법을 발의하게 되었습니다.

◈ 정해랑이번 법안 발의가 시기상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민자치회장 직선제 등이 빠져있어 완전한 주민자치법이라고 보기에는 많이 미흡하다는 의견(준 주민자치 법안)도 있습니다. 또 저희가 의견을 수렴했는데 9조에서는 주민총회가 의결 기구라고 하고, 집행기구를 주민자치회라고 합니다. 그런데 10조에서는 주민자치회의 구성원을 주민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주민총회와 주민자치회의 관계가 모호하지 않는가 하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 김영배준비 부족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주주의는 완벽하게 준비되어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준비되었느냐, 어느 정도의 속도로 할 것이냐가 문제겠지요. 그것은 그 나라 역사에 따라 다를 겁니다. 그렇게 보면 대한민국은 주민자치가 오히려 늦었습니다.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을 보아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건강성, 시민들의 건강성은 세계가 극찬할 정도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고, 마스크를 안 끼겠다고 시위를 하지 않습니까? 그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아주 건강한 시민성을 지니고 있지요. 그러므로 준비 부족이란 건 잘못된 진단이라고 봅니다.

다음으로 주민자치회장 직선제가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도 재정과 법률 책임자를 뽑을 때만 선거를 했습니다. 아고라의 대표는 추첨을 기본으로 했지요. 누구나 통치자이면서 누구나 피치자가 되는 원리입니다. 선출을 해야 민주주의라는 것은 오해입니다. 추첨, 호선, 추천 등의 다양한 원리를 통해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직선이 안 되어서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에 질문하신 것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현재의 헌법과 법률 체계로는 자치기관의 구성은 시군구 단위로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읍면동은 자치법인격은 아닙니다. 주민자치기본법은 읍면동을 뼈대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인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의회를 둔다는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 헌법 체제에서 읍면동의 주민총회를 열고, 그것을 통해 주민자치회를 구성하여 법적 권능을 부여하는 법적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 주민총회와 주민자치회의 구성원에 대해 정해야 하는데요, 읍면동의 주민 누구나 주민자치회의 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져야 하고, 주민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주민총회든 주민자치회든 그것이 주민 전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성립 요건을 정하고, 주민총회의 결정을 주민자치회에서 결정해야 하겠지요. 자격은 누구나 갖는 것으로 하되 지역마다 사정은 다르므로 조례, 운영규정 등으로 정해야지 법으로 일일이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다양성과 현장성을 살려야 하겠지요.

 

김영배의원-더불어민주당 김영배국회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29일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와 구체적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함을 명기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라고 한다)과 읍ㆍ면ㆍ동 풀뿌리자치 활성화를 위하여 주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민총회와 집행기구인 주민자치회를 설치ㆍ운영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김영배의원-더불어민주당 김영배국회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29일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와 구체적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함을 명기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라고 한다)과 읍ㆍ면ㆍ동 풀뿌리자치 활성화를 위하여 주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민총회와 집행기구인 주민자치회를 설치ㆍ운영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 임진철(전국민회 주비위원장; 이하 임진철) 이 법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주민자치는 추첨이든 선거든 주민 스스로 지역일꾼을 뽑을 수 있고, 많은 예산을 운용할 수 있을 때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치예산이 많으면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인재가 몰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마을기금 설치에 대한 조항을 둔 이 법은 획기적이라 생각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를 할 수 있는 자체 예산의 규모가 너무 작아서 제대로 된 자치가 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가가치세는 주민들이 쓴 것이니 읍면동 주민자치예산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여론도 생기고 국가균형발전예산 175조의 30%를 전국 3,500개 읍면동에 할당하여 마을 기금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여론도 생기고 있습니다이 부분에 대한 의원님의 특별한 생각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십시오.

◈ 김영배그래서 '주민자치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 있는 기관이 있어야 그곳에 예산을 줄 텐데 현재의 법체계로서는 그 기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법을 통해 예산을 수렴할 권능을 가진 기관을 설정해야 한다고 보고요.

부가가치세를 주민자치예산에 돌려주는 것이나, 국가균형발전예산을 읍면동에 할당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서는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보면 서울시 중구의 경우 각 동을 동 정부라고 하고, 1개 동 당 100억 이상 예산을 배당해서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범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나는 거기 사시는 주민들의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모범 사례로 인정하고 인증하는 정치인, 학자, 언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줄탁동시라고 하지요. 모범사례를 주민자치활동으로 만들어 내고, 정치인들이 그것을 인정하고, 학자들이 학술적으로 인증하고, 언론이 널리 알려서 다른 지역에서도 그러한 사례가 만들어지는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모범사례만 제대로 만들어 내면 아주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봅니다.

◈ 임진철이 법안이 주민자치의 연착륙을 고민해서 만드신 것 같고, 주민자치의 핵심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음에도 여전히 관의 주도로 될 수 있다는 우려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무국 직원을 뽑는 데 주민자치회가 직접 뽑지 못하는 점이나 전문지원기관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관장한다는 점 등입니다. 이런 것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주민들에게 이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그런 점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 김영배일본만 해도 봉건제가 오래 돼서 시정촌이라고 작은 공동체가 꽤 발달했지요. 프랑스, 영국 등도 꼼뮨 등 작은 단위의 자치공동체가 발달했습니다. 우리도 마을공동체가 많이 있었습니다만 일제와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많이 파괴되었지요. 그리고 강력한 중앙집중국가가 되었습니다. 이걸 빨리 회복시켜야 하는데,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곳에서 빨리 진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보면 광역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겠지요. 전략적 거점 등에서 민간에 완전히 위임하는 모범 사례 등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임진철이건 거대담론이 될 수도 있는데요. 지금의 시군구 지방자치의 규모가 너무 크기에 읍면동 단위를 기초지방자치정부로 하고, 오히려 충청권, 호남권 등으로 요즘 부상하는 부울경 메가시티 같은 방식으로 초광역정부를 만들어 연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견해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의 미래전망과 관련하여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 의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김영배 : 행정개편과 관련되어서는 오랜 논의가 있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을 발의하면서도 검토를 안 한 건 아닌데요. 제가 혼자 주장하기에는 벅찬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개헌과 함께 논의해야 하겠지요. 행정체계와 대표체계의 효율성을 동시에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 문제이겠지요. 사실은 고민스럽습니다. 이 문제는 좀더 논의가 되어서 차기 정부의 공약으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해 통과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별자치단체를 만들 수 있는 조항, 그리고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서,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영배 국회의원(중앙 전면)이 국회에서 주민자치회 근거를 원상 복구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과 ‘주민자치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국회에서 '직접민주주의뉴스' 팀과 인터뷰하는 장면
김영배 국회의원(중앙 전면)이 국회에서 주민자치회 근거를 원상 복구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과 ‘주민자치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국회에서 '직접민주주의뉴스' 팀과 인터뷰하는 장면

 

◈ 정해랑이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요. 장애가 있다면 어떤 것이고, 동료 의원들에 대한 설득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요.

◈ 김영배 : 야당측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시기상조론도 있지만 주로 정치적 우려 때문이지요. 치열한 논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의 사명으로 보나, 또 개인적으로는 저를 21대 국회의원이 되게 하신 뜻으로 보나 꼭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응원이 필요합니다. 아니 도와주신다기보다 같이 해야겠지요. 지역구 야당 의원에게 그 지역 주민들이 설득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해랑 : 3.1서울민회, 직접민주주의뉴스, 직접민주주의 마을공화국 전국민회 주비위 등이 순수 민간운동으로 주민자치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 발의와 관련하여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영배 : '역사는 기념하는 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성북구청장을 할 때 3·1혁명 100주년이 가까워 오면서 만해 한용운선생 기념사업을 당시 정부가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전혀 기념하지 않아요. 기념해 봤자 자기들에게 유리할 게 없다고 본 모양이지요. 결국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가 배지를 달고 있는 한은 입법활동을 통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습니다. 주민자치는 시대적 조류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 임진철 : 제가 2년 전쯤에 직접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스크럼을 짜고 나가야 한다고 말들 합니다. 이제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해랑'직접민주주의뉴스'가 의원님 경우처럼 특별 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평소에도 격주 정도로 꾸준히 주민(마을)자치활동가들에 대한 인터뷰를 해오고 있습니다. 어제 열아홉 번째 인터뷰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각자의 마을에서 마을민주주의, 주민자치를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런 움직임들이 이번 주민자치법 발의와 잘 결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