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과 특권 사회.Ⅰ
전직 대통령과 특권 사회.Ⅰ
  • 이경선(서강대학교 정책대학원)
  • 승인 2019.04.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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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 제85조와 전직대통령 예우법부터 법제 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과 특권 사회.

    - 헌법 제85조와 전직대통령 예우법부터 법제 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경선(서강대학교 정책대학원, 법정책학 입법학) 

대한민국 헌법 제85조는 전직대통령의 신분과 예우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문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전직대통령예우법)이 시행 중이다.

의원내각제적 요소가 상당 부분 가미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지 간에 한국사회는 주로 대통령제 모델에 기초하여 공권력 행사 체계를 구축해 왔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권력 구조를 확장하는 데 집착하다보니, 대통령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에 매우 오랫동안 경도되었다. 이처럼 경직된 생각은 권좌에서 물러난 전직대통령조차도 여전히 특별한 존재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했다. 그러다 보니, 전직대통령에 대해서도 현직대통령에 상응하는 의전과 예우가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관철되어, 결과적으로 헌법 규정과 법률로 법제화까지 해놓게 된 것이다.

현재, 헌법 제85조의 연원에 대하여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는 문헌은 뜻밖에도 희박하다. 학계의 연구도 미진하다. 독재권위주의시대 최고 권력자와 가신들이 설정한 의도된 규정으로 짐작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헌법은 한 사회가 견지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공동체 정신이나 사회적 가치, 사회 운영 원리, 국가경영 내지 국가발전전략 원리, 시대정신, 사회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준수해야 할 책무, 국민 또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보장받아야 할 권리 등을 엄선하여 담은 것이다.

그리고, 헌법 조문 하나하나에는 각각 그 배경에 치열한 저항과 용감한 문제 제기, 논쟁과 합의 등 묵직한 역사의 무게와 연혁이 자리하고 있다. 엄청난 희생으로부터 얻어진 한 사회의 지혜와 지성, 철학의 정수들이 집약된 것이 헌법의 조문들인 것이다.

따라서 헌법 조문은 단어 하나, 조문 하나라도 사회의 해악을 유발하거나, 기득권을 형성시키거나, 특권을 옹호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선택이 가능한 옵션 규정이거나, 있으나 마나 한 포장 규정, 장식 규정, 잉여 규정이어서도 곤란하다.

 

 

헌법 제85조는 조문 신설 당시의 권력자들의 의도가 어떠했든지 간에, 헌법으로 명시해 둘 정도로 사회적 합의를 거친 것이 아닐뿐더러, 사회의 지성을 담은 규범도 아니다. 민주주의 정신의 고도화와 생활화(섬세화)가 필요한 시대의 흐름에 오히려 역행하는, 가장 반민주적인 조항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현재, 한국 사회는 그 어느 해 보다 역동적인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 걸쳐 노정되어 온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폐습들을 제대로 청산하느냐 용두사미로 흐지부지 되느냐가 판가름 나는 해다. 사법부 재판 부패 개혁, 행정부 관료(관벌)주의 개혁, 입법부 의원제도 개혁 등 공공 역할자들의 존재이유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남북 관계가 평화와 동행의 시대를 여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기도 하다. 빅데이터부터 블록체인까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사회변화를 급속하게 촉진시키고 있다. 새로운 시대정신과 새로운 약속을 담은 대한민국 헌법을 향후 총선을 전후하여 반드시 개정해야 하는 임계 시점이기도 하며, 6천억 달러 수출과 국민평균소득 3만 달러 달성에 걸맞게 서민의 기본적 삶의 질을 확실하게 향상시키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올해는 31운동 100,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이 되는 해로서,

파란만장했던 대한민국 100년사를 총체적으로 되짚어 봐야 하는 해다.

이처럼 커다란 변화의 파도 속에서, 한국 사회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철학이 있는 사회를 위한 대대적인 숙의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헌법을 정립하고, 그에 이어서 국법 체계 전반에 걸쳐 낡은 법령, 잉여 법령, 과잉 법령, 관익 법령, 기득권 법령 등에 대한 일대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왜 그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 작은 집에 살고, 보잘 것없는 살림살이에 낡은 자동차를 몰아서?”“이게 어떻게 뉴스거리가 되는가. 그렇다면 세상이 이상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을 놀라워하고 있으니까”출처 :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 내면의 삶|작성자 빛고을 상생의 기수
“세상 사람들이 왜 그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 작은 집에 살고, 보잘 것없는 살림살이에 낡은 자동차를 몰아서?”“이게 어떻게 뉴스거리가 되는가. 그렇다면 세상이 이상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을 놀라워하고 있으니까” 출처 :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 내면의 삶|작성자 빛고을 상생의 기수

 

국민 절대 다수의 자발적 존경에 기반 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진영 간의 권력투쟁 속에서 얻어진 계급장 하나를 근거로 획득된 종신 특권은 재고되어야 한다. 기득권의 정점, 특권의 정점에 서 있는 헌법 제85조와 전직대통령 예우 법부터 법제 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 촛불이 아니라 인문 정신으로 무장된 개혁의 횃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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